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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UCL

3학년 1학기 끝낸 기념

by plzfday 2023. 12. 19.

그저 내 글쓰기 전용 창구가 되어버린, 누구에게 읽히긴 하나 싶은 블로그에 대학교 3학년 1학기를 끝낸 기념으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이 정도면 월간도 아닌 분기별 포스팅인데 참 요즘에 생각이 구름구름하게 나진 않나 보다. 예전에는 주제가 파바박하고 떠올랐는데 말이지.

영국은 대부분의 한국인은 모르겠지만 3년제이고 나는 현재 3학년이다. 즉, 졸업학년이라는 것이다. 어느 시기든 졸업 학년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면 기존의 안전하고 편안했던 보금자리에서 더 이상 있지 못하고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하는 신세가 된다는 나같이 평범한 애들한테는 서글픈 소식을 의미한다. 주변 사람들 중 이미 올해 여름 인턴쉽을 통해 리턴 오퍼를 받아서 내년의 거취가 정해진 친구도 있고 열심히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친구들도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이 시기를 일종의 쉼으로 여기려고 한다. 아예 직장을 구하지 않겠다는 소리는 아닌데 어차피 졸업하고 바로 한국으로 가서 산업 기능 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서 남들 군대 가서 인생 정비하는 것처럼 나도 앞으로 어떻게 살 지 다시 생각해 보고 좀 하고 싶은 걸 해볼 생각이다. 예를 들면 중국이나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언어 공부하기 정도가 될 것 같다.

올해는 한인회 이벤트 거의 대부분을 참가했고 UCL Korean Culture Society에서 한국어 튜터로도 활동했다. 물론 수업은 1학기동안 두 번 한 게 전부긴 하다. 나름 올해 다짐한 것이 막학년이기도 하니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던 동아리 활동을 제대로 해보자 싶었는데 이 목표는 잘 지켜진 것 같다. 우연의 우연이 겹쳐서 튜터도 시작했고 거기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되게 즐거웠고 학교 생활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배워서 감사했다. 졸업할 때가 다 되어서야 이걸 알았다는 게 참 개탄스럽긴 하지만 어쩌겠나 ㅋㅋㅋ.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할 수 있는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친구의 추천으로 프리랜서 일을 구했는데 여기서도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또 돈을 벌다보니 통장에 돈이 쌓여서 Personal Financing도 공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자산 배분과 투자 공부인데 솔직히 학교 공부만으로도 시간이 벅차서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짬 내서 하나씩 해결해야지. 어떻게 큰돈이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번 돈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잘 재투자해서 금전적으로도 불편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부모님께도 효도하면 좋겠고 말이다.

내년에 동생들이 유럽으로 여행을 온다고 하는데 뭔가 나도 기대가 된다. 사실 얘네를 안 만난지 2년이 넘었고 다들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좀 더 깊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하는 동안 돈 때문에 뭘 하지 못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용돈도 크게 줄 생각이다. 올해도 열심히 돈 벌어야지. 여행으로 얼마나 많은 걸 배울 수 있겠나 싶겠지만 언어를 잘하는 것과 각종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는 경험을 통해 크게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 다양한 세상을 두 눈으로 보면서 새로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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