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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Warwick IFP

파이널 종료 및 Warwick 파운데이션 후기

by plzfday 2021. 6. 19.

여차 저차 해서 파이널이 끝나긴 끝났습니다. 사실 아직도 어느 곳으로 진학을 하게 될지 모르겠는터라 걱정도 많이 되고 결과 발표날까지 심장을 쪼리며 기다려야겠죠. UCL이나 Manchester 둘 중 어느 곳을 가더라도 현재 심정으로는 상관없고 제발 Clearing만 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적을 잘 맞아서 UCL BSc Computer Science로 올해 입학합니다.

어차피 결과 발표는 7월 초이기 때문에 그 전까지 학교 활동은 일체 없습니다. 그래서 약 9개월 동안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느꼈던 Warwick Foundation Programme에 대한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전 2020년부터 해서 현재까지 Warwick International Foundation Programme (축약 Warwick IFP)에 다니고 있고 전공은 Computer Science입니다. 장학금을 받고 들어왔습니다.

Computer Science 코스에서는 Pure Mathematics, Statistics & Further Mathematics, Computer Science, Inquiry and Research Skills for Mathematics (IRS), EAP for Maths and Economics로 총 5과목을 듣습니다. 전부 Full-module이기 때문에 CATS로 따지면 150 CATS입니다. 마지막 두 과목이 생소하실 텐데 IRS는 연구를 하는 과목이고 EAP는 영어 과목입니다.

저는 CS 전공이라 IRS for maths였는데 주로 가설을 세우고 관련한 자료와 secondary research data를 찾은 후에 hypothesis testing을 해서 가설이 옳은지 확인한 결과를 가지고 보고서 또는 포스터를 만들어서 발표까지 하게 됩니다. 작년에는 듣기론 포스터에 리포트까지 쓰고 발표도 한 장소에 포스터 쫙 전시해놓고 박람회처럼 했었다고 합니다만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포스터만 만들고 발표도 Teams를 이용해서 채점자들과 1:1로 발표를 두 번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모듈 선생님들께서도 발표 잘하라고 응원해주시고 그러는 거보면 발표하는 게 IFP에서 원래는 꽤 큰 행사인가 봅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감흥은 크게 없었다는 거...

주에 워크샵 1번 세미나 2번 진행하게 되는데 사실 모든 것들이 결과물로 평가받기 때문에 저 포함 해당 시간에 다른 걸 하는 친구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PPT도 다 Moodle에 올라오니까요... 그렇지만 수업을 안 들을수록 저 또한 이 모듈의 assignment에 열정이 떨어지고 그러다가 점수도 떨굴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잘 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평가로는 Annotated Bibliography (20% weight), Logbook (30%), Presenation & Poster (40%)가 있는데 전 Annotated Bibliography에서 69%를 받고 정말 정신 안 차렸다간 대학 못 가겠다 싶어서 그 뒤의 활동들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다른 과목들보다 이 모듈이 성적 관련해서 스트레스를 의외로 많이 받았습니다 ㅠㅠ... 저희 tutor가 정말 점수를 짜게 주신 것 같긴 해요. 아직 Logbook 성적은 안 나왔지만 40%짜리 발표 & 포스터에서 85%를 받아서 필요한 overall 점수를 이 모듈이 까먹지는 않겠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EAP는 영어 과목입니다. 구체적으로는 Academic English를 배우는 모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떤 식으로 Formal하게 Academic 하게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우는 것이지요. 그래서 IELTS, TOEFL과 같이 Listening, Reading, Writing, Speaking 총 4가지의 항목으로 평가받지만 좀 더 자신의 전공에 특화된 Academic English를 배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CS를 공부하니까 CS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수업을 진행했었고요. 초반부터 저희는 ARC (Academic Reading Circle)이라고 하나의 논문을 정하고 Leader, Highlighter, Contextualiser 등등의 역할 중 하나를 선택해 일주일 동안 본인의 역할에 포커스를 둬서 준비를 하고 약 30분 동안 해당 논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몇 개월 동안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저희가 CS 지식이나 수학 지식이 많지 않기 때문에 논문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얼마나 이해하고 얘기를 나눴나 싶긴 하지만 다시 돌아보면 선생님께서도 항상 얘기하셨듯이 이러한 경험 자체가 이 활동의 목적이고 가치 있었던 것 같습니다.

ARC 활동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 -- 크게 관계 없을 수도 있지만 -- L, R, S 시험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ARC가 상당히 중요하죠. 마지막 Writing은 CS 관련한 주제를 선택해서 1000 words Essay를 쓰는 거였습니다. 전 Graphics에 관심이 있기에 이것에 대한 general idea를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아직 점수는 안 나왔는데 선생님께서 굉장히 잘 썼다고 칭찬해주셨기 때문에 나름 뿌듯하긴 합니다. 왜냐하면 사실 전 IELTS overall 7.0을 Warwick IFP에 오기 전에 받았고 학교도 Warwick을 가면 EAP를 잘 받아야 하지만 UCL, Manchester를 썼기 때문에 패스만 하면 되는 정도였습니다. 괜히 뭔가 여기서 점수를 낮게 받기 싫다는 생각 때문에 모든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었죠. 이 모듈은 큰 기대를 안 하고 참여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성장하게 해 준 서프라이즈 한 모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애초에 이런 수업 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제가 다른 방향에서 기대를 한 거였던 게 잘못이었지만 academic English를 배운다는 점에서 꽤나 성공적이었고 그냥 선생님께서 너무 괜찮으신 분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화면을 통해서도 전파해주셨기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Thanks Sanchia! I hope that I can run into you at UCL when you start you PhD there.

자! 이제 수학과 CS 모듈에 대해 썰을 풀어봅시다. 수학이 Pure Maths와 Statistics & Further Maths가 있는데 Stat & Further Maths의 tutor 두 분 모두 너무 괜찮으신 분들이고 수업 자료 정리도 깔끔하게 되어있어서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다만 Pure Maths는 저희 세미나 튜터는 괜찮았지만 렉쳐 찍으시는 분은 그냥 PPT를 읽는 수준이라 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따로 메시지로 질문을 할 때나 제 고민을 상담해주실 땐 세세하게, 친절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난이도 측면에서 보면 사실 두 모듈 모두 중상정도의 수준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공부했던 것과는 다르게 한 개념으로 여러 유형이 엄청나게 많고 여러 다른 개념들도 섞어서 쓰는 것보단 단편적인 문제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른 챕터의 개념들이 섞이면 어려운 문제 취급을 당했죠... 솔직히 한국에서는 이 정도면 쉬운 문제에 속하는 것들인데... 하지만! 놀랍게도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입니다. 전 고등학생 때보다 뇌가 하향평준화당했죠. (느낌상 ㅋㅋ) 총평을 하자면 수학은 결론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과목들이었다!

CS는 할 말이 정말 많습니다만... 부정적인 느낌을 여기에 가득 풍기기는 싫기 때문에 간단하게 적자면, 시험에 나온 것들이 여태까지 배운 내용들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었나 싶습니다. Revision 기간 때 무슨 거의 새롭게 다룬 내용들이 시험에 나왔고 lecture videos는 왜 있나 싶을 정도로 PPT와 시험 간의 괴리가 있었습니다. 파이널 점수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점수는 그래도 잘 줘서 다행이지 이것도 아니었으면...  결론, 별로였음.

예전부터 원했던 것이지만 갑작스럽게, 정말 뜬금없이 유학을 오게 되었는데 우선 저를 항상 뒷바라지 해주시는 부모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3이 끝나고 어찌 보면 인생에서 큰 쓴 맛을 맛보고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사는 게 어떤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항상 나쁘지만은 않고... 이런 고민을 한다는 거 자체가 혼란을 더 주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전 앞으로 될 대로 돼라, 그렇지만 나 자신은 항상 현재 위치에서 그래도 최선은 다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 인생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 누구도 모를 것입니다. 전교권에서 있던 제가 수시 6곳을 다 떨어질지 누가 알았고 제가 유학을 갈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저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고 저도 올바른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어느 정도 수준의 학생이었나를 보여드리기 위해 지금까지의 성적을 보여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직 Final Exam 3개, Log Book, EAP Writing 점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낮은 성적은 아니라는 점... 제 말의 신뢰성을 부여하기 위해 마지막에 첨부합니다. 7월에 전체 성적이 나오면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최종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7월 2일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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