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하나씩 먹어가면서 나도 이제 10년 전이라는 게 팝송에 빠져 살던 중학생 시절을 의미하게 되었다. 음악과 같은 시청각 자료는 책보다도 특히나 뇌리에 깊게 박혀서 그때의 감정, 상황이 강하게 결합된 경험을 매번 상기시킨다. 단적으로 초등학생 시절에는 빅뱅의 노래를 들으면서 마냥 좋았던, 가사의 의미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엑소 노래나 틴탑의 노래를 들으면 장기자랑으로 준비할 때 친구들의 모습이 기억난다. 음악은 우리 모두에게 일종의 타임머신의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성인이 되고 유학을 하면서 음악을 더 많이 듣게 됐는데, 유학 1년차때는 한국 힙합 노래를 많이 들으면서 독기로, 악바리로 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때 일종의 정신적 성장의 과도기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때로는 독기 가득한 노래를 들으면서 나를 더 밀어붙였던 거 같고 때로는 Gone - JUSTHIS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인생에 현타가 오기도 했던 거 같다. 그 이후 3년은 여전히 다양하게 듣긴 했지만 메인은 k-pop이었는데, 중학생 때부터 팝에만 빠져 살던 내가 k-pop을 파는 시기가 오기도 하니 참 인생은 모르는 거다. 내가 관심 있게 보는 아이돌들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아 참, 이때부터 앨범이 나오면 전체 앨범을 듣는 습관이 생겼는데 확실히 타이틀곡 말고도 좋은 곡이 많은 아이돌들도 있고 (당장 기억나는 건 에스파, 엔믹스, 뉴진스, DAY6) 앨범 전체가 일종의 연결된 스토리를 듣는 거 같이 작업하는 아티스트 (당장 생각나는 건 자이언티, RM, 빈지노)도 있다. 이 습관으로 인해 노래를 좀 더 진심으로 대하게 되었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아티스트에게 더 많은 호감과 관심이 생기게 됐다.
최근에는 좋은 노래가 너무 많다. 그래서 행복하다. 예술을 내가 하지는 못하지만 즐기는 삶이라도 나는 너무나 좋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어떤 노래를 듣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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