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내 생각에 이것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수준은 교육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어디가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토론을 할 수 없는, 토론을 피하는, 정답 찾기 기계를 만드는 수업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어, 영어, 수학, 어떤 과목을 공부하든지 암기가 기본이다. 암기가 나쁘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암기이고 결국엔 암기만 남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중간, 기말고사가 암기한 걸 물어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국어의 경우 난 평가 방식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문학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하면 내용을 암기하고, 이야기 속 사물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외우는 게 문제라고 본다.
암기 대신 에세이가 메인이 되도록 바꿔야 한다. 사실 이게 훨씬 점수를 잘 맞기 더 어렵다. 하지만 장점은 확실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익숙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에세이는 생각의 깊이를 파악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같은 주제를 줘도 사람마다 다 다르게 쓸 것이다. 백이면 백 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에세이를 통해 우리는 이 사람이 얼마나 잘 읽었는가는 물론 '어떻게' 해석했는지 그 독창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걸 연습할 때 우리는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다른 말로 하면,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걸 critical thinking이라고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국어 성격 및 목표 :: 교육학 및 교육관련 연수 자료마당 (tistory.com)를 통해 확인한 우리나라의 국어 교육의 목표 3가지 중 내가 학교 다니면서 느낀 바로는 2번만 집중해서 배운 것 같다. 하지만 국어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가장 중요한 소양은 1번이 아닐까 강력하게 주장한다. 교육부에서도 도대체 이걸 모를 리가 없다. 누구보다 데이터가 많은 곳인데...
대학에서 에세이는 중요하다고 가르치면서 중, 고등학교 때 많이 안 하는 이유는 뭘까 고민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교수의 수준은 신뢰할 수 있는데 중고등학교 선생님은 수준이 낮아서 신뢰도가 떨어지니 하면 안 된다로 결론이 나는 걸까? 어디서부터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교육과정을 만드는 주체인 교육부가 가장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가만 보면 우리나라는 참 아이러니한 게 누구보다 교육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지만 말이 교육이지 그냥 학벌이 중요한 것이고 이와 연관된 형평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본다. 진정으로 교육이 중요했으면 교육 결과가 훨씬 좋을 이런 방식을 아직까지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교육을 통해 우리는 생각하는 힘과 내 생각을 뒷받침해 줄 레퍼런스를 찾는 습관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건설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시민을 기르는 게 공교육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런 기본기를 무장한 사람들이 사회에 나가서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연구해야 하는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 국민 대다수가 이럴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정치적 이념논리에 빠져 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한 대로,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할 줄 아는 게 어른이다. 난 우리나라가 향후 100년에도 선진국으로 남아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것부터 바꿔야 한다. 당장 어떤 결과를 야기할지 모르기 때문에 두렵고 변화하기 싫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바뀌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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