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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수학이 좋아진 계기

by plzfday 2020. 3. 12.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극도로 학원에 의존해서 생활했다. 그래도 성실함은 갖춰서 하라는 대로 하니까 성적은 나오더라. 그렇지만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특히 수학이랑 과학의 필요성은 전혀 느끼지 못했고 싫어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과목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고등학교 입학 후 프로그래밍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수학을 잘하고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미적분을 공부하면서부터였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나는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정보통신과 졸업생이다. (처음에는 다들 해커의 꿈을 품고 들어오지만 나갈 때는 대다수의 목표가 바뀌는 곳이다.) 이곳에서 geek, nerd 같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게 나에게는 큰 전환점이 되었다. 수학 문제를 풀 때 어려운 게 있으면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고민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이러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수학의 재미를 -- 솔직히 말하자면 해결했을 때 희열이 더 맞는 것 같다 -- 알아가기 시작했다. 또한 미적분이 난 참 재미있었는데 CS 쪽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알고 더 열심히 공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확실히 시간을 많이 쏟으니까 그만큼 재미를 느낄 수 있더라.

글쎄... 정리를 하자면 첫번째, "기본적으로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서 친구들과 토론하고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경험을 많이 해보기". 두 번째,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기"로 정리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항상 결론은 하나로 모이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보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 보상은 성적에 대한 만족 또는 문제를 해결할 때 짜릿함인 것 같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내 동생때문이다. 마치 나의 중학교 모습(게임광 + 모범생)에서 모범생의 모습을 뺀 애 같다. 중학교 때 학원에 다니던 때를 기억한다면 아쉬운 점이 많았기에 동생에게만큼은 좋은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게임에만 너무 빠져서 수학 문제 푸는 걸 무슨 기계처럼 대충 해서 개념은 없는데 또 안 하면 게임을 못하니까 하긴 하지만 못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에 살고 있는 친구다. 암튼, 그래서 이 글을 보는 중학생이 있다면 나의 조언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조언 1: 모든 일은 시간투자가 기본이다.

정말 아쉬운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 날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금수저는 예외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즐길 수 있는 혹은 잘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다. 나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인 것만 같은 게임인 메이플스토리를 예로 들어보겠다. 메이플스토리는 세상과 비슷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게임은 200렙정도부터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즉, 그전까지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부, 아니 웬만한 모든 일에도 투자는 필수다. 걔 중에 공부는 시간 투자가 필수다. 어른들이 공부가 제일 쉽다고 하는 이유는 여기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다른 일들은 시간 투자만으로는 될 확률이 매우 낮을 텐데 얘는 성실 + 시간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을 확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공부에서 시간 투자를 빼먹으면 큰일 난다는 것을 명심해주면 좋겠다.

조언 2: 공부를 수동적으로 하는 건 미련한 짓이다.

제대로 공부했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설령 5살 꼬맹이여도 풀어풀어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굉장히 재미있는데, 처음에 개념 공부 딱 한번 해보면 다 아는 것 같지만 설명하다 보면 계속 막히는 부분이 있고 우리는 그걸 해결해야 미션을 성공한 것이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꼬맹이한테도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집요하게 파야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때로는 다시 정보를 찾아야 하고 고뇌의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어렵고, 귀찮다. 하지만 내가 장담하는데 이게 익숙해지면 정말로 큰 성장 발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수학은 마치 돌탑을 쌓아가듯이 밑바탕이 중요하다. 기본기를 많이들 강조하는데 이거에 도움 되는 게 나 혼자 강의 찍는다고 생각하고 떠들어대는 것이다. 공부는 수동적으로 하면 망한다. 수동적인 공부에는 한계가 있다. 항상 질문하고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배우는 것이 더 많고, 내가 뇌과학 같은 건 잘 모르지만 경험상 이런 활동을 통해 얻는 지식, 영감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마치 유레카! 같이 희열, 열정이 생긴다.

중학교 때 내가 학원에서 수학 공부한 걸 생각해보면 참 개 같다. 쎈 문제집 풀고 틀린 거 확인하고 pass. 요런 식으로 하면 아작 난다. 사람은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다들 말한다. 그렇지만 말이 쉽지 거저 먹어지는 능력도 아니고 누가 먹여줄 수도 없다. 이것만 기억하자. 시간 투자, 내 공부. 추가로 나는 내가 설명하는 것을 녹화해보는 걸 추천한다. 또한 평상시에 많은 경험을 하자. 다양한 종류의 책, 영상도 보고 사람도 다양하게 만나보고 여행도 가보고 그러자. 견문이 넓어지면 생각에 깊이가 달라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서관을 자주 가는 것을 3000만큼 강조하면서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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